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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조풍류, 한국 채색화의 빛나는 여정 김석(KBS 기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매혹적인 블루였다. 높고 깊고 어두운 산과 하늘이 온통 푸른 공기로 뒤덮이는 밤. 소란스러웠던 세상은 그 어둠 속에서 짙푸른 담청淡靑에 끝도 없이 젖어 들었다. 화폭에 물든 인왕산의 푸른 밤은 강렬했다. 모든걸 집어삼키는 도시의 어둠에서 화가는 어찌 저리도 아련하고 깊은 푸른빛을 끄집어냈을까. 하늘에서 땅까지, 황혼에서 새벽까지,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모두 지워버린 그림 앞에서 넋을 잃었다. 그 경이로운 푸른빛에 감동한 어떤 이는 화가의 이름을 따 ‘풍류 블
루’라 하지 않았던가. 화가를 가까이서 가장 오래 지켜본 미술기자라는 점 때문에 전시 서문을 부탁받았다. 첫 만남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기억을 더듬는다. 한때 파랑이라는 색채에 강하게 이끌려 파란색 그림만 정신없이 찾아 헤맨적이 있다. 그걸 아는 지인이 어느 날 사진 하나를 보내왔다. 조풍류라는 화가를 아세요? 처음 듣는 이름이었고, 그 뒤로 까맣게 잊고 있었다. 몇 달이 흐른 어느 날, 책상 위에 쌓인 보도 자료를 정리하다 눈이 멈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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