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고리
작가의 상상적 히어로 Gentleman
동물의 의인화
‘무엇’ 과 ’무엇’이 전시공간 안에서 만나게 하거나 현실세계에서 ‘조우’시키는 작품들을 발표하여 ‘물질적 조우’ 뿐만 아니라 미술사적 사상들의 조우를 통하여 여러 객체들 간의 만남에서 보여지는 ‘알레고리'를 표현하였으며 형식적으로는 ‘메스’라는 단일의 형태에서 혼성적이며 다의적인 의미로 조각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상상적 상황 공간
나의 작품은 구성주의적 요소에 초현실주의적 자연 또는 현재의 환경을 가미한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 위치한 자연물들은 각자 처한 상황공간 속에서 대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살아갈 뿐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토끼, 코끼리, 곰, 고양이, 여우, 개구리 등은 역경, 여유, 도도, 민첩, 포만, 사랑 등 각기 처한 상상적 상황공간 속에서 스스로 낭만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나와 우리 주변 사람들이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현실 그 자체의 모습은 아닐까?
또한 이질적인 두 가지 이상의 재료, 또는 재료의 절단을 통해 나타나는 작은 틈새 또는 공간을 다시 접합시킴으로 인해 생기는 또 다른 형태의 공간에 주목하고 있다.
일률적이면서도 미세하게 변화되는 공간의 차이에 나는 “상황 공간”이라는 명칭을 붙인다. 조각은 공간의 수많은 연결고리와 상호 보완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각각의 관계가 공간이라는 교집합을 이루며 그 속에서 또 다른 독립된 공간이 만들어 지며 이러한 여러 공간의 관계 속에 ‘상상’과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있다.
나의 작업은 모던함 보다는 순수함이 / 획기적이기 보다는 조용한 움직임이 있다. 또한 수많은 공간 계념과 상상적 공간계념에 관해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의구심들은 작업 곳곳에서 보여 지고 있다.
나의 작품에는 좌대의 의미는 찿을 수 없다. 오히려 여러 입방체의 형태들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주제 전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철이 가진 차갑고 현대적의 느낌과 생물이 가진 부드러움과 따듯함에 접목시킴으로써 두 가지의 느낌을 “구성주의적 상상 공간”의 상황 연출로 묶어 조화를 이끌어 내려 노력한다.
또한 작품에 나타나는 여러 동물들은 사실 상당부분 단순화 되어 있으며 나의 상상 속에 동물이기도 하다.
얼핏 보면 곰 같기도 하고, 고양이 같기도 하며 토끼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나, 우리 식구, 친구들... 등 우리의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과도 닮아 있다. 이것 또한 본인이 추구하고 있는 “상상적 상황공간”의 주제이기도하다.
오늘날 현대미술은 여러 격변의 변화를 겪으며 끝없이 발전하고 있다. 작가의 작업 방법이나 재료면 에서도 그러하며, 인터넷을 이용한 글로벌한 세계미술의 근접성 또한 그러하다. 이런 가운데 작업을 해 나가는 작가 또한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혼돈과 의문은 항상 존재한다. “ 어렵고 심오한 주제만이 현대미술이 아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작가들, 사회 현상 등을 표현하는 것 ... 이 모든 것이 바로 현대미술인 것이다.” 그래서 더욱이 미술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 할 수 있어야하고 작가들 또한 자신만의 작업관이나 세상에서 벗어나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그것이 예술가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나의 작업들은 사회와 주변의 이야기를 독특한 공간인 ‘상상적 상황공간’ 이라는 언어로 풀어 나가고 있다.
2020 작업 노트 中
현대판 애니미즘과 젠틀맨의 고찰
몽테뉴(Michel Eyquem de Montaigne 1533 - 1592)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인간은 자신을 위한 완전한 형태를 구비하고 있다”는 확신에 찬 인간성을 음미하였다. 이는 성질, 능력이 자연 본래의 존재방식을 통해 나타나는 본연주의, 즉 자기를 실험으로 인간의 살아가는 모습을 정밀하고 다각적으로 고찰함으로서 주변의 사물들을 통하여 자신을 뒤돌아보는 성찰적인 면모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이상윤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이러한 모든 형태들의 관계성은 각기 어떠한 매너리즘을 통해 상상의 공간 안에서 소통되고 있다. 이것은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초자연적 자아가 원통, 원뿔, 구의 형상들을 밟고 자신의 성찰을 위해 달려가는 현대판 애니미즘을 인간과 토끼의 형상으로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저리 잘 차려입은 토끼인간의 여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라는 궁금증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현대판 애니미즘을 조명하기에 더욱 그렇다.
사실적 존재에서 벗어나 상상의식을 통해 표현되는 이상윤의 이러한 초현실적 공간은 주변의 사물들로부터 생성되는 오토마티즘(automatism), 즉 ‘꿈’(夢想)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
이는 그가 옥황상제를 위해 불꽃에 투신함으로서 달나라까지 가는 옥토끼의 여정을, 그것도 초월적 힘을 환영과 존속의 시공간성을 통해 기하학적 구조로 펼쳐내기 때문이다.
인생의 험난한 파도와 산등성이를 등지고 사물들과의 시간성을 통해 자신을 올려다보는 끝없는 초자아, 즉 ‘위버멘쉬’를 통한 그의 저력이야말로 비극적 상황에서도 자긍심을 잃지 않고 옷매무새를 여미는 “젠틀맨”의 모습이자, 작가 그 자신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는 그의 상황적 공간이 매너리즘을 통해 표현되는 또 다른 페르소나로서, 타자들과의 부조화를 넘어선 ‘위상’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굴곡과 형상의 공간을 통해 꽃다발을 들고 뛰는 레빗맨의 실상과 상상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그의 ‘입방형 접합(接合)들’은 현실에서 이루어낼 수 없는 초월적 영역을 다룸으로서 많은 것을 토로하고 있다. 이것은 근대 사물 속성에 있어 초자연적 자아이자 사라진 존재의 고유성으로부터 재탄생된 끊임없는 도전이요 현대인들의 정신적 옷매무새이다. 더군다나 그의 작품에서 ‘존재’는 데카르트가 세계를 연장(extension)과 운동(movement)으로 재구성했을 때의 비생명적인 존재들과 타협하는 법칙에 관한 것이었음을 말한다. 이는 사물들의 가치가 우리에게 무엇인지를 물으며, 외려 대상들을 변화시키고 “어떻게 작용해야 될지를” 묵시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상윤의 세계는 ‘존재’에서 ‘조화’로 옮겨가며 비트겐슈타인에 이르러 “세계란 곧 사실의 총체”로 언명됨으로서 초월론적 자아를 통해 만들어진 그의 무한한 시공간을 상상의 공간에 풀어놓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는 토끼신사의 끝없는 여정을 통해 젠틀맨의 위상, 초월적 자아로부터 작가 스스로를 빛내는 무한 상상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