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상상
낭만과 상상
현실과 상상의 세계
2회, 3회, 4회 개인전에서 보여준 작품들의 성향을 분석해 보면 초현실주의적 관점에서 ‘형태적’, ‘주제적’ 영향을 받았으며 조각 전체가 각자의 의미를 표현함으로써 주제와 부 주제간의 구분없이 각각의 형태로 상호 보완적 의미를 가지며 작가의 상상적 공간에서 이루어진 스토리텔링을 통한 현실적 표현 방법인 ‘조각의 자유로운 표현’과 ‘여러 형태의 상황 공간 연출’로 기존 조각들의 고정관념을 작가의 이상주의적 ‘자유로운 표현 공간’으로 전환하려는 시도와 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각각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있다.
그 물체나 동식물 또는 인간이 가진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 또한 사물을 구성하고 존재하게 하는 의미를 가진다.
흡사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이루어진 흑백사진에서 피사체를 오려낸 나머지부분만으로 이루어진 공간들이 나의 상상속에서는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정오를 지나 저녁으로 향하는 태양이 만들어주는 여러 가지 형태의 그림자들 또한 초저녁과 새벽의 달 그림자는 수많은 형태와 구성공간을 나에게 선물한다.
길게 드리워진 건물과 나무들의 그림자는 어느 순간 겹쳐지며 또 다른 형태의 공간을 만든다. 이러한 그림자들을 곡선, 타원, 사각, 마름모, 직선으로 바꾸어 공간을 가로지르고 분할하며 모아주는 형태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상상적 상황공간이다.
이 공간 안에서 유유히 걷고, 잠을 자며, 앉아있고, 사랑하고, 여행을 떠나고 있는 배, 코끼리, 말, 기린, 여우, 고양이 등은 나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져 상황공간의 주연이면서 조연이기도하다.
상황 공간을 여행 중인 코끼리의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가 그림자 공간을 만들며 그 공간은 철과 철의 떼어냄과 다시 연결했을 때 생기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또한 사각의 철판이나 돌덩어리를 잘라 내거나 구부렸을 때 생기는 절단면과 곡선은 공간을 갈라내거나 어우르는 상황 공간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공간이나 형태는 어쩌면 현실에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눈을 통해 비추어지는 모든 풍경들은 피사체와 배경이 아닌 공간 속의 공간으로 보여진다.
이것은 현실을 현실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나의 고집이 아닌 내가 세상을 보는 또 다른 하나의 시선인 것이다.
이제 도시는 그림자를 잃어가고 있다. 그림자가 있어야할 고유의 공간에 또 다른 피사체가 들어선다. 화려한 네온사인의 빛에 달 그림자는 그 형태를 보여주지 못한다.
간혹 도시를 떠나 외각에 다다랐을 때 비로써 그림자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도시의 빽빽함 속에서 또 다른 도시 그림자들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현대사회의 양면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든 사물은 그 본연의 공간과 형태 그리고 그림자를 가지고 생겨난다. 나의 작업은 그 공간을 상상 과 상황이라는 언어로 풀이하고 있으며 그것은 조각적 표현으로 다시 태어난다.
나는 매일 상상을 한다. 그러므로 내가 표현해낼 수 있는 상황과 공간은 무궁무진하다.
2009년 ‘즐거운상상-상황공간’ 작업노트
‘즐거운 상상’
임승오 _홍익대학교 겸임교수 조각가
그가 그동안 차고 메마르고 각박한 현대도시 사회에 동화 되지 않고, 불의에 굴하지 않으며, 사에 타협하지 않으며 순수한 자신의 상상적 상황 공간 안에서 꿋꿋히 자신을 지키며 살아 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작품 속에도 조물주가 내린 모든 자연물과, 이치를 거스르지 않고 주어진 자신의 영역에서 살아가는 동물과 자연 물을 통해 우리 인간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Romantic imagination
- 상상적 상황 공간
김주용 _박수근 미술관 학예실장
미술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 할 수 있어야하고 작가들 또한 자신만의 작업관이나 세상에서 벗어나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그것이 예술가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이상윤의 작업들은 사회와 주변의 이야기를 그가 가진 독특한 공간인 ‘상상’ 이라는 언어로 풀어 나가고 있다.
‘즐거운 상상’
임 승오 _홍익대학교 겸임교수 조각가
Rodin 의 ‘지옥문’ 과 ‘발자크상’에서 대좌의 실제 장소성이 제거되고, 조각은 고유의 자율성을 실현하게 되었다.
Brancusi 작 ‘caryatid'와 '끝없는 기둥' 에서는 조각전체가 받침대가 됨으로써 조각의 자유로운 표현과 이상주의적 공간으로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모흘리 나기(1895-1946) 는 공간적 계념을 열거하였다.
“ 수학적, 물리적, 연극적, 구상(球狀)적, 입체적, 타원적, 쌍곡적, 표면적, 선(線)적, 일차원, 이차원, 삼차원적, 지형학적, 투영적, 상상적, 유한적, 무한적, 추상적, 현실적, 허구적, 절대적, 균일적, 내적, 외적, 형식적 공간.........
이렇듯 조각과 공간의 수많은 연결고리와 상호 보완적 관계는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와 현상을 조형적 입장에서 풀어나가고 연구, 보안하는 것이 미술가들의 역할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러한 수많은 공간 계념중 상상적 공간계념에 관해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조각 작품을 통해 연구 발전시키고 있다.
" 이상윤의 작품은 구성주의적 요소에 초현실주의적 자연환경을 가미한 상상적 상황 공간을 나타내고 있다 하겠다.
‘높은 굴뚝위에 않아 먼 곳을 응시하고 있는 검은 고양이’, ‘춥고 매서운 눈보라를 피해 자신만의 보금자리에서 깊은 겨울잠에 빠져있는 새끼 곰’,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배가 산만큼 부풀어 오른 개구리’, ‘험란하고 거칠은 풍랑을 거슬러 오르는 쪽배’, ‘말라비틀어진 나무아래 웅크리고 않아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여우의 모습’....
이러한 작품들은 “기하학적 입방체”를 무대로 한 상황으로 전개, 연출 되어있다. 그러나 여러 동물들이 주인공이 아닌 상황에 압도되어 순응하는 즉 각각 자신에게 주어진 자연의 이치와 잘 적응하며 그 일부임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내가 아는 조각가 이 상윤 또한 그 모습이나 행동에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상상적 동물”이나 “상황설정”에 많이 닮아 있다. 날카롭고 표독스러움은 찾아 볼수 없고 , 덩치에 어울리리만큼 순하고 부드러운 코끼리 아저씨 같고 또 그만큼 무슨 일이든지 꾀부리는 일없이 묵묵히 삶을 살아간다.
그것은 그가 그동안 차고 메마르고 각박한 현대도시 사회에 동화 되지 않고, 불의에 굴하지 않으며, 사에 타협하지 않으며 순수한 자신의 상상적 상황 공간 안에서 꿋꿋히 자신을 지키며 살아 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작품 속에도 조물주가 내린 모든 자연물과, 이치를 거스르지 않고 주어진 자신의 영역에서 살아가는 동물과 자연 물을 통해 우리 인간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Romantic imagination
- 상상적 상황 공간
김주용 _박수근 미술관 학예실장
차고 메마른 각박한 현대도시 사회에 물들지 않고 순수한 자신을 지키며 살아온 이상윤의 작품은 구성주의적 요소에 초현실주의적 자연 환경을 가미한 낭만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 위치한 자연물들은 각자 처한 상황공간 속에서 대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살아갈 뿐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코끼리, 곰, 고양이, 여우, 개구리 등은 역경, 여유, 도도, 민첩, 포만, 사랑 등 각기 처한 상상적 상황공간 속에서 스스로 낭만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나와 우리 주변 사람들이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현실 그 자체의 모습은 아닐까?
또한 작가는 이질적인 두 가지 이상의 재료, 또는 재료의 절단을 통해 나타나는 작은 틈새 또는 공간을 다시 접합시킴으로 인해 생기는 또 다른 형태의 공간에 주목하고 있다.
일률적이면서도 미세하게 변화되는 공간의 차이에 작가는 “상황 공간”이라는 명칭을 붙인다. 조각은 공간의 수많은 연결고리와 상호 보완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각각의 관계가 공간이라는 교집합을 이루며 그 속에서 또 다른 독립된 공간이 만들어 지며 이러한 여러 공간의 관계 속에 작가는 ‘상상’과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있다. 그의 작업은 모던함 보다는 순수함이 획기적이기 보다는 조용한 움직임이 있다. 또한 수많은 공간 계념과 상상적 공간계념에 관해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의구심들은 그의 작업 곳곳에서 보여 지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좌대의 의미는 찿을 수 없다. 오히려 여러 입방체의 형태들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주제 전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철이 가진 차갑고 현대적의 느낌과 생물이 가진 부드러움과 따듯함에 접목시킴으로써 두 가지의 느낌을 “구성주의적 상상 공간”의 상황 연출로 묶어 조화를 이끌어 내려 노력한다.
또한 작품에 나타나는 여러 동물들은 사실 상당부분 단순화 되어 있으며 작가의 상상 속에 동물이기도 하다. 얼핏 보면 곰 같기도 하고, 고양이 같기도 하며 여우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나, 우리 식구, 친구들... 등 우리의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과도 닮아 있다. 이것 또한 그가 추구하고 있는 “상상적 상황공간”의 주제이기도하다.
오늘날 현대미술은 여러 격변의 변화를 겪으며 끝없이 발전하고 있다. 작가의 작업 방법이나 재료면 에서도 그러하며, 인터넷을 이용한 글로벌한 세계미술의 근접성 또한 그러하다. 이런 가운데 작업을 해 나가는 작가 또한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혼돈과 의문은 항상 존재한다.
어렵고 난해한 주제만이 현대미술이 아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작가들, 사회 현상 등... 모든 것이 바로 현대미술인 것이다. 그래서 더욱이 미술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 할 수 있어야하고 작가들 또한 자신만의 작업관이나 세상에서 벗어나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그것이 예술가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이상윤의 작업들은 사회와 주변의 이야기를 그가 가진 독특한 공간인 ‘상상’ 이라는 언어로 풀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