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불완전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필요한 욕망의 탈출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체를 위아래로 뒤집고 섞는 일련의 작업은 현실과 이상을 하나로 엮는 조형적인 욕망을 풀어내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이 시대의 문명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이 있을 수 있지만 나의 미적 관점은 결국 인간의 가식과 허울을 훌훌 벗어 던지면서 드러나는 ‘속살’을 통해 ‘자아’라는 내면의 상황을 대면하고자 한다.
이러한 나의 열망과 일종의 문제의식(?)들은 오랫동안 풀지 못한 나의 과제이고 현재 진행형이다.
나의 인간에 대한 탐색 작업은 순수한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 본 오염된 세상이야기와 인체를 통한 인간의 내적 갈망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로 전개된다.
오랫동안 묵혀 두었다가 다시 끄집어 낸 이 스크래치 페인팅 기법을 통해 다양한 인체를 포개어 놓으면서 인간의 보편적 감정인 사랑과 갈망, 그리움 등이 단순한 흥미와 호기심을 넘어 어느덧 나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작가노트, 2023)
Bodies-02.75X57cm, Korean Ink on Paper, 2019
Human-01, 158X122Cm, Scratch on Arches paper,
2023
Human-02, 158X122Cm, Scratch on Arches paper,
2023
Human-03, 158X122Cm, Scratch on Arches paper,
2023
Human-04, 158X122Cm, Scratch on Arches paper,
2023
Human-05, 158X122, Scratch on Arches paper,
2023
최재영의 근작시리즈 - 포옹(Embrace)
샤롯 홀릭
(큐레이터ㆍ런던 빅토리아 앤드 알버트 박물관)
Charlotte Horlyck (Art CuratorㆍVictoria and Albert Museum)
최재영의 ‘스크래치 페인팅’ 제작은 최근 작품의 중요한 일부를 구성한다. 조각에서 강한 영향을 받아, 그는 여기에서 3차원의 감각(느낌)을 2차원적인 평면으로 재현하고자 하였다.
드로잉의 과정을 통해 그는 양각 직감을 구성하기 위해 종이의 표면을 벗겨낸다. 모든 유형의 종이가 이것에 적합한 것은 아니며, 그러한 기술을 완성한다는 것은 성가스러운 과정이었지만, 그 결과는 분명히 보람이 있었다. 최재영은 그림에서 조각적 형태를 자아내는데 성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또한 우연히도 에칭이나 목판화와 같은 환각(幻覺)을 형성하였다. 이러한 그림들이 단순히 종이와 먹으로 구성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위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