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글 작별 _ 꽃길 따라 두둥실  2019년, 세상에서 너무나도 사랑하는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셨다. 그리고 몇 년 후엔 15년을 함께했던 우리 집 막내인 애완견 토토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은 마음속에 무거운 상실감과 함께 슬픔, 그리고 공허함만을 남긴다. 그러나 진도에서의 상여풍습은 인간이라면 언젠가 겪어야 할 죽음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슬픔 속에서 웃고 춤추며 마치 축제처럼 치러지는 특별한 장례풍습을 하고 있다. 종소리를 울리며 상여가 장지를 향하는 일반적인 장례모습이 아닌, 망자는 꽃과 꼭두가 장식된 꽃상여를 타고 상여 소리꾼과 함께 마을길을 떠난다. 무속신앙에선 저승을 꽃동산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어 꽃상여를 타야만 저승으로 잘 갈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꽃상여를 타고 저승으로 향하는 와중에도 외롭지 않고 슬프지 않게 꼭두를 장식해 망자를 위로하며, 상엿꾼의 구성진 가락에 마을 주민들은 춤 잔치를 벌이기도 한다. 이는 누구나 한번 왔다 한번 가는 이승 삶에 대해 망자를 잘 보내야 된다는 생각이 축제 같은 독특한 장례문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있어 엄마의 죽음은 고인의 삶을 되돌아보고 추모하는 것 보단, 그동안 엄마에게 잘 해주지 못했던 마음의 죄책감과 미안함 그로 인한 상실감과 슬픔이 온통 나를 집어 삼켜 오롯이 나의 마음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가족들을 남겨두고 홀로 떠나는 엄마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그러다보니 엄마와의 진지한 작별, 좋은 이별을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전시 < 작별_ 꽃길 따라 두둥실 >은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은 전시이다. 이승에서의 고인의 삶에 대한 수고와 감사함, 그리고 존경심에 대한 마음을 담아, 진도의 만가와 꽃상여란 모티브를 통해 나만의 꼭두를 만들고 그 꼭두들과 함께 꽃동산으로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축제와도 같은 분위기 속에 고인이 새로운 곳에서의 편한 삶을 축복하고 꽃길 따라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마음에서 잘 떠나 보내주기 위한 나만의 이별방식이자 추모의식이기도 하다. < 갤러리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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