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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장면을 포착하여 그를 캔버스에 옮겨 놓으려는 화가의 노력은 달리 말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그러나, 저 박석 하나하나가 그의 붓질 하나하나요, 기왓장마다 반짝이는 달빛들도 그의 정성임을 보면, '노력'이라는 말이 얼마나 좁고 얕은 말인지 알 듯하다. 4년 전, 초여름의 토요일에 함께 갔던 종묘에서 그가 보았던 것은 무엇일까 했는데, 햇살 받은 정전에서 그는 달밤의 월대를 보았나 보다. 오가던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박석을 두드리는 달빛을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늘은 언제나 위에 있고 땅은 늘 바탕이 되어있다. 그 사이에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그랬는가? 조풍류의 종묘 정전에는 사람의 육신으로 났던 그 들을 데려다 놓은 듯, 감실마다 등불을 밝혔다. 저 감실들은 한꺼번에 등을 밝히지 않으나 한해에 한 번은 신을 모시면서 불을 켠다. 어두워야 하는 성소, 그곳을 신성함으로 채우는 빛이 저기에 있는데, 화가는 그것을 보았나 보다. 종묘, 그 중에 정전은 대지에서 하늘로 이어지고 세대를 이어가는 사람이 그 사이에 있음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과거에는 왕조의 상징이었으나 이제는 우리 모두를 위한 공간이다. 이런 생각을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이라니! 화가는 정말 대단한 이들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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