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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과단원 김홍도로 대표되는 진경시대와 같은 문화의 황금기에 서울의 아름다운 풍광을 그려 진경산수화로 남겨지기도 했다. 그 후 일제 식민지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오래된 것들은 무조건 낡은 것이라 부수고, 국적불명의 새로운 건축들과 매일 매일 스카이라인을 고치며 치솟는 고층건물들로 포화상태가 된 그런 도시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빌딩숲이 된 서울의 땅속에는 600년이라는 시간이 켜켜이 묻혀 있건만, 정작 도시가 안고 있는 역사와 문화의 가치는 경시되고 오래된 시간을, 과거를 느낄 수 없는, 단지 현재와 미래만 있는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지금도 서울 어딘가에서는 오래된 역사가 부셔 져 가고 있다. 나는 이러한 서울의 변화에 아쉬움을 느꼈다. 그래서 현재, 지금의 서울을 찾고 그 모습들을 그림으로 기록해 놓으려 한다. 단순한, 화려한 서울의 산천을 소재로 눈에 보이는 서울의 풍경이 아닌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실경산수를 그리고자 한다. -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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