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 Capo 2021 2부 2021.12.21화~2022.1.5수
윤희수 > 임춘희 > 하인선 > 한상진 >
김명진 > 김은현 > 박방영 > 박준호 >
세종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김명진 의 한지 꼴라주 작업은 2015년 이후부터 검은빛의 자전적인 이야기에 기반한 형상 작업으로 집약되고 있다. 작가는 기억, 일상, 허구의 서사를 현실에 기반하여 초현실적인 장면으로 함축한다. 소년, 소녀, 형제, 자매, 성모, 피에타, 커플 등을 통하여 시대와 인간의 고독, 불안, 감정, 실존적 사유 등을 화면에 소환한다. 2000년 이후부터 <축제>, <다른 나라에서>, <눈먼 정원>, <소년, 만나다>, <이식하기>, <움직이는 풍경>등을 주제로 12회의 개인전을 발표하였다.
서울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한 김은현 작가는 흙으로 만든 얼굴에는 삶을 고민하는 우리의 모습과 해탈을 향한 보살의 얼굴이 다 담겨있다. 무심하게 주물려서 나온 덩어리에 간결한 손자국으로 나온 얼굴의 형상에서 고졸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작품제목도 <기쁨>, <처음 마음> 등 명상과 관련된 작업들로 명상에서 느끼는 희열과 갈등을 흙으로 표현하고 있다.
박방영은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였지만 초년시절에 부안에서 한학을 공부한 탓에 글과 한자에 능하다. 그래서 장지 위에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들과 글을 자유분방하면서도 기운생동한 붓필치로 그린다.
School of Visual Arts 와Boston University에서 미술을 전공한 박준호 작가는 음악과 책에서 영감을 받아서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출품작의 제목은 배수구이며 정세랑 작가의 '피프티 피플'이라는 장편소설중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담당 교수 뒤에 의자도 없이 서 있던 젊은 의사가 위를 올려다보며 고개의 각도를 조금씩 계속 바꾸었다. 수정은 알아채버렸다.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이라는 걸. 작은 컵을 빙글빙글 돌려봤자 컵이 커지는 건 아니에요, 수정은 속으로만 생각했다. 몇년 전에는 수정도 자주 저렇게 고개를 돌리곤 했다. 눈물기관을 잘 알지 못하지만 수정이 깨우친 요령은 물이 천천히 내려가는 배수구를 떠올리는 것이었다.'
홍익대학교와 베를린종합예술대학교를 졸업하고 공주사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윤희수 작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건축과 그 공간 속에서 오고 가는 사람, 고양이, 건물, 구석에 핀 풀, 가로수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물을 만나게 된다. 그 안에서 작가는 종이로 그 형상을 오려내서 겹겹이 쌓아 올린다. 그것이 우리가 도시를 지나면서 부딪히게 되는 시간 흔적처럼 쌓는다. 아스팔트는 도시의 상징적이 도로의 모습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작가가 가지고 있던 잡지 책에서 오려낸 이미지들과 그 위에 유화 드로잉이 올려지기도 한다.
성신여대에서 서양화를,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조형 예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임춘희 작가는 지난 겨울 집밖으로 겨울바람을 맞으며 나간 산책길에서 사랑에 빠진 것처럼 설레임과 기분 좋은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때로는 남편과 같이 그 길을 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서 산책길을 나서면서 바람을 맞이하면서 나무와 나무 그림자와 함께 하는 길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작가의 이 행복감은 춤추는 모습으로 형상화 되고 있기도 하고 길 가의 나무들도 작가와 그 길을 같이 가고 있기도 하다.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한 하인선의 작업은 캔버스의 아크릴 혹은 유화가 아닌 장지에 자개로 원하는 인물과 자연의 이미지를 만들어 옻칠로 작업하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꽃과 새와 나비와 물결무늬 등은 나전칠기, 민화 등에서 빈번하게 사용되어온 도안을 모티브로 하여 변형한 것으로 보인다. 조개껍질을 원하는 이미지로 오려서 한지에 붙이고 전통기법인 옻칠을 반복해 완성되는 작품이기에 인물을 포함한 작품 속의 이미지는 도안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인물들은 초기작에 등장한 풍속화적인 인물표현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들은 일을 하거나 산책을 하거나 모둠을 지어 놀이를 하고 있다. 서로 기대어 있기도 하고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도 있다. 모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는 누워있는 여인도 있다.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한상진 작가의 -미명 微明 은 백두대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정 속에서 바라본 풍경 속의 풍경이며 낮과 밤의 경계를 그린 것이다. 소멸과 생성의 시간, 가을과 겨울의 경계에서,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새벽놀이 스미는 강원도의 붉은 숲 그리고 해질녘 지리산의 봉우리에 호흡하는 미명의 순간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경의 표정이자 고정된 지시성으로부터 벗어난 사물의 은유이다. 산은 멀어지면서 가까워지고, 침묵을 통해 말하며 자신을 감추는 방식으로 드러낸다. 
< 갤러리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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