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작업노트
이프, if, 입후(立譃)_ 불끈!!! 왕주먹 이프
키덜트 (kidult)
1.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나 만화, 장난감 등에 열광하거나 이를 광적으로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성인_ 어른이
2. kid와 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최근 60-80년대 스타일이 다시 유행하고 로봇이나 책 등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제품들이 등장해 유년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른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신조어
뭐라도 될 줄 알았지...
뭐라도 될 걸 그랬어...
(지난 '농담'전 중에서...)
내 이름은 이프!
무엇으로도 변신 가능한 몸
_ 어린시절, 나는 힘세고 초능력을 가진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되곤 했다. 그 당시 유행하던 만화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나오면 마치 팔다리에 불끈 힘이 솟고 하늘을 날듯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곤 했던 기억이 있다...
얼마전 정기구독하게 된 모 컨텐츠에서 '구운몽'을 재미있게 들었다. 주인공 성진은 양소유로 환생하고 팔선녀와 인연을 맺으며 이러저러한 사건들을 경험하게 된 후 이 모든 것이 '꿈'이었음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성진은 양소유가 되었다가 다시 성진이 되고 성진 자체는 꿈을 통해 또 다른 무엇일 수 있다. 양소유는 성진을 욕망하고 성진은 양소유를 욕망하는데, 욕망이 끝이 없어서 끊임없이 빙글빙글 도는 세계다.
구운몽의 성진으로 태어나 양소유가 되었다가 팔선녀가 되었어도 가능했을 몸. 우리의 몸은 이미지가 만들어내는 상상력과 밀접하게 붙어있다. 몸에 대한 이미지가 없다면 인간의 욕망과 상상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상상력은 현실 제약이 없기에 더욱 강하고 자유롭게 우리를 유혹한다.
아홉 사람의 구름같은 꿈. 계속 변화하는 모습이라던지 느슨한 결합상태를 보면 어쩌면 구름과 꿈은 닮은꼴인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아홉 사람의 이미지에 꿈 속 같은 모습을 그리고자 했으나 이 소설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양소유의 삶, 즉 보통 사람의 욕망을 담고자 했다. 우리는 한평생 몸이라는 장소 속에서 살고있다. 몸에 대한 상상은 그 숙명적인 장소에서 벗어나 소년시절에 꿈 꾸었던 새로운 몸을 얻어가는 과정에 이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실현시키는 가상현실은 상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없앤다. 그것은 현실의 가상이 아니라 가상이 현실이 되는 세계, 상상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의 경계가 없어지는 세계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세계가 과연 유일한 절대적 현실인지, 아니면 매트릭스의 세계인지 점점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세계에 살고있다. ((장자))의 (제물편)은 꿈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논한다. 그의 사유의 주요 쟁점은 모든 대립되는 가치관들, 예를 들어 대소(大小), 미추(美醜), 선악(善惡), 시비(是非) 같은 대립들에서 하나의 선택으로 옳다거나 나쁘다고 하는 것은 도를 인식하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편견일 뿐, 실제에서는 무차별이라는 것이다. 장주와 나비는 별개의 것이지만 그 구별이 애매함은 무엇 때문일까. 나비와 장주는 디지털 세컨드 라이프의 아바타와 현실의 몸의 관계다. 분명 나비와 장주는 전혀 다른 별개의 개체가 아니다. 그렇다고 나비가 장주이거나 장주가 나비인 것도 아니다. 아바타를 통해 살아가는 것은 나이기도 하고 내가 아니기도 하다. 장주와 나비, 아바타와 나의 구별을 애매하게 하는 것, 그것은 바로 상상력이다. 우리의 몸을 지탱시키는 것은 상상력이다. 그 상상의 힘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지탱 시킬 수 없다. 현실계와 매트릭스 세계가 동떨어진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는 하나의 공간일 수 있다는 상상은 이제 떨칠 수 없는 유혹이 되어버렸다.'
몸 멈출 수 없는 상상의 유혹_ 허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