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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ook
한정실
Han, Jeong-S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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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고)황현산 (문학평론가, 고대 불문과 교수, 한국문화예술원 원장 역임)
사물들은 항상 다른 것이 되려 한다. 그것들은 티끌의 상태에서까지, 혹은 티끌의 상태에서 더욱, 기를 쓰고 무엇이 되려 한다. 일년 동안 창문을 틀어 막고 문을 봉한 연구실의 책상 위에 몇 센티미터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쌓여 있는 먼지들이 가르쳐 주는 것이 그것이다. 그 먼지들은 어떻게 내가 거기 없는 줄을 알았으며, 왜 작은 틈을 비집고 이 빈 자리로 몰려 와야 했을까. 세상의 한 구석을 그렇게 고정시키려는 내 의도를 그것들은 왜 기를 쓰고 방해하려 하는가. 왜 이 티끌들은 일어서고 아미노산이 되려 하는가. 왜 그것들은 마침내 생기가 되려 하는가. 그것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차지한 자리를, 그렇게 있어야 할 자신들의 모습을 참지 못한다. 어떤 종류의 고매한 정신이, 말하자면 한 화가의 눈이 다른 세상을 그리기 위해서만 이 세상을 바라보고 묘사하듯, 티끌들도 주어진 세상에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반항한다. 그것들이 음양오행의 법칙이건 물리학의 법칙이건 법칙을 만들어 가졌다고 해서 그 반항이 정리되었거나 끝났다고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그것들은 그 법칙의 이름 아래 순응하는 방식으로까지 그 반항의 형식을 넓혔기 때문이다. 그것들이 어떤 법칙을 따른다는 것은 항구적으로, 그리고 누구도 제지할 수 없는 방법으로 반항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반항의 형이상학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리운 미래는 인간이 만든 것들이 무너져 내리는 자리에 있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무너짐이 곧 돌아감이란 말은 부질없다. 무너진 자리는 또 다른 것이 일어서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낡은 농막이, 빈 창고가 무너지다 남은 형해는 낯선 구도를, 말하자면 미래의 얼굴을 지닌다. 저녁의 박명에 뒤따르는 어둠처럼 인간 기획의 안간힘이 땅바닥에 잿더미 되어 깔릴 때,하얗게 샌 억새꽃들은 바람을 몰아오고 그 휘휘한 언더배기에 씨앗을 묻으며, 어떤 화평을 준비한다. 허무를 베일처럼 둘러쓴 화평. 그러나 무너짐은 인간이만든 것만이 만나게 되는 운명은 아니다. 자연은 제가 만든 것을 제가 부순다.입동을 넘기고 들판에 허수아비까지 뽑히고 나면 멈출 줄을 모르던 거센 힘들도 그 자취로만 남는다. 여름 한철을 준동하던 힘들은 그러나 사라진 것이 아니다.모든 산 것과 죽은 것들이 그 기운을 나누어 가졌을 뿐이다. 무너짐은 힘의재편성이다.저 들녘의 막막함은 땅 끝까지 잔잔하게 깔리는 존재들의 반항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심부름을 다녀오는 길이었을까, 학교에서 벌을 서고 혼자 돌아오는 길이었을까,아이는 가을걷이가 끝난 들길을 서둘러 걷고 있는데 집은 아직 멀다. 들녘은휑하게 비어 있고 들리는 것은 마른풀을 울리는 바람소리뿐이다. 배추와 무를 심었던 밭에 배추와 무는 없다. 수로는 말라 있다. 숲이 멀어 날아가는 새들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는 뒤돌아보고 왼쪽 오른 쪽 옆을 보고, 또 앞을 본다.아이는 이 쓸쓸함을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 생각이라는 말은 이럴 때 참 불편하다. 느낌이라는 말까지도 불편하다. 아이는 얇은 운동화 바닥을 사이에 두고 땅의 굴곡을 느꼈으며, 늦은 오후의 가녀린 햇볕이 턱 끝에 닿는 것을 보았으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제 살갗이 바람에 싸여 있는 것을 처음 알았다.아, 나는 여기 있다, 아이는 소리칠 뻔했다. 그는 집까지 쉬지 않고 달려갔다.아이는 그 들길에서 제 몸속으로 오롯이 한 번 들어왔던 이 사무침으로 마침내 무엇을 만들었을까. 아이는 아무 것도 만들지 않았다. 아무에게도 그 날카로운 기억을 말하지 않았다.
아귀 센 세력들이 휴식에 들어가고, 인간의 노력으로 높이 들어올린 것들이 마침내 무너져 내릴 때, 흙이 되고, 돌이 되고, 얼음이 되고, 바람이 되는 물질들은 어느 때보다도 그 원소상태의 힘을 더욱 날카롭게 드러내지만, 거기에 아늑함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생명의 반항을 절정에 이르도록 조장하는 힘이 바로 그 날카로움 속에 있기 때문이며, 그만큼 예민해진 생명이 제 생명됨을 그 순간에 가장 간절하게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저 들녘의 쓸쓸함은, 존재가 존재됨으로만 자신을 의식할 때, 그 존재의 유일한 처소는 아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그 상징이다. 아이가 그 해 겨울 밭고랑을 반쯤 덮고 있는 눈을 한 장의 솜이불로 바라보게 된 것은 그 때문이었다. 다른 세상을 그리기 위해서만 이 세상을 바라보고 묘사하는 화가가 이 아이의 기억에 어떤 크기의 친화성을 느끼는지 물을 필요는 없다. 누구도 존재의 사무침없이 낯선 구도를 그릴 수는 없다. 진정한 미래는 드러난 의식이 감춰진 의식과, 한 사람의 육체가 그 내장과, 한 내장의 기관이 그 세포들과, 세포들이 저를 구성한 원소들과, 아니 원소들 이전의 입자들과 소통하는 순간일 것이기 때문이다. 무너지는 것들과 쓸쓸한 자리에 들어서는 것들은 존재의 존재됨을 위해서만 무너지면서 그 황폐함을 뽐낸다.
무너짐과 사무침한정실의 그림을 보고
Review
당신은 바다에
떠도는 물방울하나가
아니다.
당신은 물방울
하나에 깃든
온바다. 대양이다.
-루미
Pastel
Object
The Memories of the Beautiful Days
- Let It Be~
유년 시절 어느 겨울바닷가 외가댁에서 눈을 떴을 때 창호지 문으로찬란한 빛이 쏟아져 들어와 놀라 잠이 깨어 문을 여니밤새 눈이 내려 눈이 담장높이만큼 쌓여있던 것이 내 가장 오래된 눈오는 날의 기억이다.옆집과의 소통을 위해 밧줄을 마주 돌려 눈을 치우고 아이들은 눈사람을 만들고 솔가지 꺾어 눈사람의 팔을 만들고 집집의 강아지들도 뛰어나와 눈 위를 뒹굴고, 뛰어다니고...마치 축제날인양...
눈 내린 날 들에 나가보면 눈속에서도
꼼지락거리며 다가올 계절을준비하는 생명의 기운을 느낀다.죽어있으면서 살아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보고 있다.내 정처없던 삶도 정처를 회복한다.삶은 계속되고 있고또 계속될 것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그 후의 눈에 대한 기억은
바다에 내리던 눈이다.어디가 바다인지 어디가 땅인지어느 것이 산 것인지어느 것이 죽었는지모든 것이 아득했던....기억
자연은 스스로 그러하니- Let it be.....
그리고, 오늘끝도 없이 내리는 눈을 보고 있다.눈이 오는 날은 더없이 고요하고더없이 화려하면서도 적막하지도 사치스럽지도 않다.비어 있으면서 풍요로운 그런 날이다.
One winter morning in my childhood,glittering and lustrous light woke me upthrough the paper in the window frame,a Korean traditional style of the old windows.When I opened the door, there was a ton of snow piled up on the ground, which is my first and oldest memory of the snowy day.
The elder cleared up the snow fortheir convenience while children made snowmen and dogs ran and threw them down for joy as if it was a great festival.
My second memory of the snow far back in the past is the one on the sea.It was hard to distinguish the sea fromthe earth and life from death.
Now I am watching the endless snow.It is not solitary, yet quiet.It is not luxurious, yet magnificent.It is empty, yet full at the same time.
I feel the strength of the life
even in the snow-the message of the hope.Life will go on as always.
from the artist's notes
Artist Note 2
Vignette
Pen Drawing
Pencil Drawing
Installation art
Wall painting
시골에 작업실이 있어서 작은
텃밭에 서투른 농사도 짓고
`솔이`라는 이름의 고양이
한 마리와 서너마리의 길냥이들의
밥엄마 노릇도 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고,
“자연은 스스로 그러하니
맑고 고요함이 천하의 올바름(자연의질서)이다.“ 라는
노자의 (無爲自然)의 사상을 작품의 기본주제로
작업을 해왔다.
최근엔 점점 나빠져가는 지구환경을
되돌리는 일을 실천하고자
버려지는 폐자재를 활용 하는 정크아트작업을
위주로 하고 있다.
원주에서 태어났다.
어릴적 글씨를 배우기전부터
그림을그렸다.
금속공예를 전공했으나
전공이 맞지않아
졸업후엔 그림을 그렸다.
틈만나면 여행을 떠나고 여행에서
돌아오면 그여행을 그림으로
그린다.
책을 읽고,영화를 보고,
음악듣고 자연속을 걷는것을 좋아한다.
한정실
Han,Jeong-Sil
Profile
이 책에 수록된 글과 이미지의 저작권 및 출판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 및 복제를 금합니다.
Copyright 2021. HAN Jungsil. all rights reserved.
Publisher
Han, Jeong-Sil
Design By
inviteu.net
Published
2022.4.
Cred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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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 Jeongsil / 한정실
Youtube
Artist Note 1
_글:강구원(화가.버질아메리카 주간)
한정실은 인간이 관심을 갖지 않은, 즉 스쳐 지나버리는 사물에 마음을 둔다.
그의 붓질이 소담하고 정적이면서 변화를 간직한 것은상실에 대한 문제를 보듬고 있기 때문이다.이는 현대의 가벼움을 정애로 대치하고픈 열망에서 비롯된다.그렇기에 돌보지 않은 나무 등걸이나 갈대에서 생명과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한다.이러한 한정실의 마음을 담은 선적인 요소로 그가 줄기차게 탐구해온 크로키는 인간의 몸을 선묘의 강약과 방향성 그리고 에너지를 갖게 하는 정신의 깊이로 끌어 올리고 있다.정신성은 우리의 유구한 전통과 만나면서 가족이나 민족이라는 공동체의 끈과 연결된다.선이 춤을 추고 연결성이 시간이 되고하나의 덩어리라는 형성의 공간이 인간의 몸을 통해 표출될 때 생명이 탄생하는 경이로운 신비감을 경험하리라 생각된다.
Gallery BAUM Exh.
Wood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