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tist 서원미 Seo Wonmi
Artist Note 블랙커튼 시리즈는 한국 사회 속의 역사적 죽음과 관련된 사건들을 다룬다. 이 연작은 2012년부터 지속해 온, 개인의 죽음을 다룬 작업들 이후에 시작되었다. 역사적 사건들의 망각과 무지, 혹은 의도적 무관심 속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사람들의 의식 저편에 묻혀 변형되고 왜곡된 채 유령처럼 되살아나 다가오는 것처럼 보였다. 한국인의 반은 난민의 자식이라는 말이 있다. 나의 친할아버지도 고향인 황해도를 떠나 서울에 정착하여 내 아버지를 낳았다. 당시 북에서 관리직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총살형에 처해질 위기였기에 남쪽으로 도망쳐 왔던 것이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는, 열두 살 때 함께 낮잠을 자던 당신의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죽은 것을 발견한다. 무척 고된 세월을 보내셨으리라. 이처럼 거대한 비극의 파장은 셀 수 없이 많은 개인사를 진동시키며, 직접 겪은 자들과 그렇지 못한 자들의 차이를 혼재하게 만든다. 나는 그 진동들을 잊히고, 퇴색되고, 중첩된 현재의 상태 그대로 드러내고 싶었다. 블랙 커튼 시리즈는 한국 사회가 지닌 화석화된 컴플렉스와 트라우마의 이면에 존재하는 일종의 초상이면서 동시에 풍경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풍경은 과거의 모습을 띠고 있으나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끊임없이 따라붙는 현재의 그림자이다. 나는 역사적 사건의 트라우마들을 마치 연극 무대 위 핀 조명을 받은 배우들처럼 캔버스 위로 불러내고, 과거와 현재, 사실과 기억이 중첩된 어딘가에 이들을 세워둠으로써 내 눈꺼풀 뒷면의 풍경을 생생히 옮겨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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